안녕하세요. 늘 합격 후기 글을 읽어만 왔던 제가 이렇게 후기를 남기고 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가 않네요. 저도 합격 소식을 전해 들은지 몇 시간 안된 터라 무슨 말을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스포츠아나운서를 준비하시는 다른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자세히 써보려고 합니다. 제가 누군가의 합격 후기 글을 읽으며 도움 받고, 자극 받을 수 있었던 것처럼 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남깁니다.
1차는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카메라테스트로 진행되었습니다. 지원자 5-6명?씩 조를 이뤄 들어갔고 주어진 스포츠 뉴스 원고를 한명씩 차례대로 읽었습니다. 면접관님들은 4-5분? 이었던 걸로 기억을 합니다. 예전에 몇번 카메라테스트와 면접을 봤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런 상황에 자주 노출되다보니 자연스레 긴장이 조금 줄어들더라구요. 그래도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 오늘 정말 잘했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고.. 늘 그렇듯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이 남는 카메라테스트였습니다. 옷은 제가 가지고 있던 파란색 원피스를 입었습니다.
카메라테스트 바로 다음날 1차 합격자 명단이 MBC플러스 홈페이지에 올라왔습니다. 그날 프로젝트반 수업이 있던 날이라 학원을 가는 길에 알게 됐습니다. 그날 수업에 도착해서 바로 문희정 선생님께 이 사실을 알려드렸고 2차 실무 면접을 대비하기 위해 선생님과 1:1 수업을 잡았습니다. 1차 합격자 발표 후 2차 실무 면접까지는 시간이 일주일 넘게 남은 터라 준비까지 시간적 여유는 있는 편이었습니다. 그동안 프로젝트 수업, 선생님들과의 1:1레슨에서 틈틈이 면접 준비를 한 게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올해 3월에 다른 곳에서 2차 실무면접과 최종면접을 경험한 적이 있는데 그때 곽민영 선생님, 정혜정 선생님과 함께 면접 준비를 해둔 것도 이번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1년 반 전에도 곽민영 선생님과 스포츠채널 면접을 준비한 적이 있었습니다. 1년 반 전이긴 하지만 그때 곽민영 선생님과 함께 했던 면접 대비 자료들을 노트북에 남겨둔 덕분에 이번에 면접 예상 답변을 작성할 때 많이 수월했습니다.
2차 실무 면접을 앞두고 문희정 선생님과의 1:1 수업에서는 제가 어떤 방향으로 답변 해야할지 선생님이 방향을 잡아주신 덕분에 답변이 더욱 풍부해질 수 있었습니다. 이때 문희정 선생님께 면접 지도를 받으면서 예상 질문과 답변들을 정리해둔 덕분에 최종 면접을 앞두고는 면접 준비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쓰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스포츠 공부의 경우에는, 예전에 대학 방송반에서 농구 중계를 한 경험이 있는데 그게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실제로 농구를 좋아하고 관심있게 봐왔던 터라 농구 공부는 이번에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야구는 요즘 추세가 어떤지 여러 뉴스기사들을 찾아봤고 메이저리그도 살펴봤습니다.
2차 면접 때는 흰 셔츠에 파란색 스커트를 입고 갔습니다. 본격적으로 면접이 시작되기 전, 전날 있었던 류현진 선수의 경기 장면(30초 정도)을 대기실에서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펜과 종이를 나눠주시며 방금 보여준 영상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투나잇 오프닝 멘트를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시간은 한 10분 정도로 많이 주어지지 않았던 것 같고 영상은 계속해서 반복재생해주셨습니다. 면접장에 오는 길에 또 한번 스포츠뉴스를 챙겨본 것이 이 때 도움이 되었습니다. 틀어주신 경기 장면은 류현진 선수가 갑자기 통증을 느껴서 몇이닝 던지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장면이었는데, 오는 길에 읽었던 뉴스 기사에서 이 소식을 접했던 터라 조금은 수월하게 영상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주어진 시간이 끝나자 작성한 종이를 수거해가셨고 면접장에 들어서기 직전에 다시 나눠주셨습니다.
면접은 메이저리그투나잇 스튜디오에서 진행됐고 한 명씩 들어갔습니다. 면접관님들은 4-5분이셨던 것 같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일어서서 카메라를 보며 자기소개를 하고 스튜디오 진행자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카메라를 보며 아까 직접 작성했던 오프닝 멘트로 메이저리그투나잇 오프닝을 진행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메이저리그 소식을 전하는 스포츠뉴스를 읽었습니다. 원고는 제가 앉아있던 책상에 놓여있던 터라 그 자리에서 바로 처음으로 원고를 접했고 바로 읽어야했습니다. 그리고나서 질문이 시작됐는데 최종면접에 비해 그다지 면접 시간이 길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자기소개서에 적었던 농구 중계 경험에 대해 질문하셨고 좋아하는 농구팀은 어디인지, 좋아하는 농구선수는 누구인지, 왜 좋아하는지 등 간단한 것들을 물어보셨습니다. 어려운 질문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예상 답변을 미리 작성해두기는 했지만 면접 때 최대한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했습니다. 처음에 할 자기소개만 외워갔고 나머지 답변들은 키워드 중심으로 생각해뒀습니다.
면접을 보고 나와서 쟁쟁한 40명의 지원자들 중에서 내가 과연 뽑힐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며 스스로 작아졌습니다. 2차 실무면접 합격 전화가 금방 오지 않길래 그렇게 떨어진 줄 알고 내심 실망하던 차에 합격 전화를 받았습니다. 주말동안 메이저리그 공부를 집중적으로 했습니다. 지난번 실무면접 때 메이저리그 위주로 테스트 받았기 때문입니다. 최종 면접을 앞두고는 학교 때문에 바빠서 1:1 레슨을 따로 잡지 못했습니다. 지난번에 문희정 선생님과 면접대비를 해두기도 했고, 최종면접이 수요일이었는데 화요일에 프로젝트반 수업이 잡혀있어서 그때 그냥 면접 연습을 하면 되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화요일 수업은 이정애 원장님이셨습니다. 제가 바로 다음날 최종면접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원장님께 전해드리자 정말 감사하게도 프로젝트반 수업이 끝난 뒤 개인적으로 한 번 더 봐주시겠다고 해주셨습니다. 프로젝트 수업이 밤 8시에 끝나서 이미 시간이 늦었는데도 불구하고 이정애 원장님께서 1:1로 면접 지도를 더 해주셨습니다. 지난번에 문희정 선생님과 면접 준비를 했던 터라 답변들이 이미 어느 정도 완성돼있기는 했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들과 제가 더 준비해야할 것들을 세세하게 짚어주셨습니다. 이 날이 스승의 날이었는데 제가 선생님들께 해드리기는커녕 오히려 받기만 한 날이었습니다.
최종면접에는 저 포함 4명이 올라갔습니다. 면접관님들은 다섯분이셨고 회의실 같은 곳에서 앉아서 면접이 진행됐습니다. 한 명씩 차례대로 면접장에 들어갔는데 제가 수험번호가 제일 빨라서 첫 번째로 면접을 봤습니다. 저의 경우 면접은 20분 정도 이뤄졌습니다. 이렇게 길게 면접을 본 적은 처음이라 면접이 끝나고 나오자마자 긴장이 풀리면서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였습니다. 경력이 없는데 잘 할 수 있겠냐는 식으로 계속 물어보셨습니다. 제가 비록 경력이 없지만 잘 해낼 수 있고 부족한 만큼 정말 열심히 할 것이라고 계속 설명 드렸습니다. 제가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여주시기도 하고 웃어주시기도 하는 등 편안한 분위기에서 면접이 진행된 덕분에 저도 준비해간 말들, 하고 싶었던 말들을 차근차근 잘 풀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느긋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려 노력했습니다만 느긋한 마음이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 마음 졸이며 계속 휴대폰만 들여다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오늘 오후에 합격 전화를 받고 너무 기뻐서 울었습니다. 그동안 계속 꿈꾸고, 기대하고, 마음 졸이고, 반복되는 불합격 소식에 실망하고, 스스로에 대한 의심도 들고, 그러다가 다시 또 마음을 다잡고.. 그래온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온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저를 응원해주고 도와주신 아나레슨 선생님들 생각에 바로 선생님들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선생님들이 저보다 더 기뻐해주시며 축하해주셨습니다. 감사한 마음에 울다가 웃다가 했던 것 같네요.
그동안 정말 많이 도와주신 아나레슨 선생님들께 이렇게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돼서 기쁘고 행복합니다. 하루종일 축하를 받으면서 정말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2016년 여름, 처음 아나레슨에서 곽민영 선생님께 상담을 받을 때만 해도 내가 정말 이 길을 갈 수 있을까 싶고 막막하기만 했는데 지금 이렇게 합격해서 제가 합격 후기 글을 남기고 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요. 스스로 안 될 거라고 생각할 때마다 은지 너는 될 거라고 항상 힘을 실어주셨던 곽민영 선생님, 지난 번 3월 면접 때 도와주시고 제가 떨어졌을 때도 마음 다잡을 수 있게끔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신 정혜정 선생님, 이번 전형 내내 계속 면접부터 의상까지 다 신경 써주시고 제 합격 소식에 정말 기뻐해주신 문희정 선생님. 최종면접을 앞두고 밤늦게까지 따로 점검해주시며 신경 써주신 이정애 원장님, 모두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처럼 부족한 사람이 이런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선생님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또 지금 같이 수강하고 있는 프로젝트38반 이정언니, 소연이도 자기 일처럼 응원해주고 기뻐해줘서 정말 고맙다는 말 하고 싶습니다. 카메라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서 동영상 녹화할 일이 있을 때마다 실장님도 귀찮게 많이 했는데 늘 도와주셔서 실장님께도 감사합니다.
최종 합격했지만 저는 아직도 너무나 부족한 사람인만큼 앞으로도 계속해서 더 열심히, 낮은 자세로 배워나가야겠습니다. 급하게 쓴 글이라 많이 부족하겠지만 이 길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이 글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