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이번 CJ헬로비전 공채에서 방송 JOURNALIST(기자 겸 앵커) 직군에 합격하게 된 명주현입니다.
사실 제가 뭐라고 이런 글을 쓰는 지......
조금은 얼떨떨하면서 감개무량합니다.
부족한 저를 버리지 않고 지도해 주신 이정애 선생님, 곽민영 선생님, 문희정 선생님, 정혜정 선생님,
전진영 선생님, 김인수 선생님, 그리고 인자하시고 착하신 서진주 실장님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먼저 CJ 헬로비전의 방송 JOURNALIST 직군에 대해 간략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사실 이 직군에 대해선 정보가 많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공채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제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방송 JOURNALIST 직군에는 크게 세 가지 성격이 섞여 있습니다.
1. 기자
‘기자’ 겸 앵커라는 직군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기자로서의 소양이 필요합니다. 취재, 기사 쓰기 등의 직무 능력이 요구됩니다.
2. 아나운서
기자 겸 ‘앵커’라는 직군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아나운서로서의 소양이 필요합니다. 프로그램 진행 능력과 리딩 능력이 요구됩니다.
3. CJ
기본적으로 ‘CJ'라는 회사의 직군입니다. 대기업의 회사원으로서 필요한 직무 능력과 CJ헬로비전이라는 기업에 대한 이해가 요구됩니다.
이런 세 가지 다른 분야의 성격이 섞여 있어서.... 사실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막막했습니다.
(곽민영 선생님께 자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1. 서류 전형
CJ그룹 공채 중 CJ헬로비전이란 계열사에 공통으로 해당되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했습니다.
별 기대를 안하고 지원했는데 운 좋게 붙었습니다.
TVN 대학토론배틀에 출연했을 때의 경험과 느낀 바를 진솔하게 자기소개서에 담았던 것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2. 인적성
CJ그룹에서 전 계열사 서류통과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CJ 인적성 시험을 봤습니다. 저는 이 때 개인적으로 최악의 상태였습니다.
시험 보기 4일 전쯤에 사랑하는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장례를 치렀고, 저는 대상포진의 후유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사정들로 인적성 시험에 대해서는 준비를 하지 못했지만, 평소에 그런 종류의 시험들에 대해서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여유를 가지고 시험을 봤습니다.
CJ 인적성 시험은 적성검사인 CAT와 인성검사인 CJAT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교시 적성검사 때는 55분 안에 주어진 95문항을 풀어야 합니다.
모두 객관식이며, 판단력, 추론, 문장이해, 응용계산력, 공간지각, 인문학적 소양 등을 묻습니다.
문제가 어렵다기보단, 시간이 부족합니다. (화장실에 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해 필사적으로 참았습니다.)
사실 55분 안에 95문항을 제대로 다 풀긴 정말 힘듭니다. 저는 좀 시간이 오래 걸리겠다 싶은 문제는 찍어 가며 최대한 많이 풀려고 노력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방식은 좋은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조금 적게 풀더라도 정확하게 문제의 정답을 맞히는 게 점수가 더 높다고 합니다.
2교시 인성검사 때는 270문항을 40분 안에 풀어야 합니다. 기본적인 인성과 직무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문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최대한 솔직하게 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3. 1차 면접
인적성 시험을 통과하고, 1차 면접의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잠이 덜 깬 이른 아침부터 시험이 진행되었습니다.
1차 면접에서는 직무 능력을 검증받았습니다.
PT 면접(토론 면접), 직무 면접(다대다 면접), 카메라테스트(뉴스 원고 두 개 리딩, 대담 프로그램 진행, 현장 리포팅), 기사문 작성 시험 등을 치렀습니다.
1) PT 면접
가장 먼저 본 시험입니다. CJ 전 계열사에서 실시하는 면접입니다. CJ라는 기업에 필요한 직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면접 방식으로 보입니다.
PT 면접은 토론 면접의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5인 1조로 정해진 장소에 들어가 주어진 문제를 받습니다.
지원자들은 받은 문제를 분석하고, 최선의 대안을 찾아 발표해야 합니다. 먼저 개별적으로 문제를 연구하고 분석할 시간이 주어집니다. 주
어진 시간이 끝나면 각자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고, 이를 토대로 5인의 지원자들은 최선의 대안을 찾기 위한 토론을 하게 됩니다.
최종 대안 발표와 면접관들의 평가, 피드백이 끝나면 PT 면접은 마무리됩니다
.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합리적인 토론을 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자신의 주장을 무리하게 고집하거나, 상대방이 하는 말을 잘 듣지 않는다면 토론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저는 서로의 의견을 절충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최종 대안 발표 때 제 의견을 기반으로 한 대안이 채택되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웠습니다.
2) 직무 면접
PT 면접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한 상태로 직무 면접을 봤습니다. 면접관 세 분이 있는 방에 지원자 세 명이 조를 이루어 들어가게 됩니다.
먼저 기본적인 자기소개를 하고, 개인의 생각과 자세,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질문들을 받았습니다.
상당히 오랜 시간 진행되었습니다.(거의 한 시간 가까이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CJ헬로비전에 대한 이해, 본인이 기여할 수 있는 것 등을 묻는 공통 질문들과 자기소개서를 기반으로 한 개별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특기인 바둑, 취미인 스포츠, 학교 홍보대사 활동 등에 관한 질문 등을 받았습니다.
정체성에 관한 질문도 받았습니다.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건지, 따로 학원을 다닌 적이 있는지,
학원이 어떤 형식의 학원인지, 얼마나 다녔는지, 기자와 아나운서 중 어떤 것에 더 관심이 있는지,
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했는지, 기사문 작성이나 글쓰기 훈련을 한 적이 있는지, 다른 시험을 본 적이 있는지 질문을 받았습니다.
꾸며내지 않고 솔직하게 답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면접관들께서 편하게 자리를 만들어 주셔서, 저도 면접을 본다기 보단 편하게 이야기를 나눈다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3) 카메라 테스트
사실 직무 면접까진 어느 정도 잘 치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카메라테스트가 가장 큰 걱정이었습니다.
당시 전 심한 목감기에 걸려 있었습니다. (건강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정말로......)
점심시간이 지나고 제 차례가 다가옴에도 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망했다’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뉴스 원고, 대담 프로그램 원고, 현장 리포팅 원고 등을 숙지하는 10분의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약간의 대기 후, 정해진 방으로 이동했습니다. 다섯 명 정도의 면접관이 계셨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프롬프터를 보고 뉴스 원고 두 개를 읽었습니다. 원고에는 어려운 단어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평소에는 오독을 하지 않는다고 자신을 하고 있었는데, 원고의 어려움과 최악의 목 상태가 겹쳐 오독을 두 번 정도 했습니다. (변명이겠죠......ㅠㅠ)
뉴스를 다 읽고 좌절감이 밀려왔지만,
멘붕을 겪을 틈도 없이 대담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면접관 한 분이 인터뷰 대상자의 역할을 맡아 주셨습니다. 그 분이 자연스럽게 해주셔서인지, 저 역시 정말 얘기하듯이 편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착각이 아니라면, 면접관 한 분은 제 진행을 보고 미소 짓고 계셨습니다. 덕분에 약간의 자신감을 얻고 마지막으로 현장 리포팅을 진행했습니다.
제가 받은 원고의 배경이 강원도였기 때문에, 강원도 군생활의 경험을 떠올려 약간의 애드립을 넣었습니다.
내용은 나쁘지 않았던 듯하나, 역시 목 상태가 최악이었고 새로운 내용을 추가했기 때문에 조금 버벅거렸습니다.
미련이 남아 머뭇거리는 제게 면접관 분은 ‘네, 이제 나가시면 됩니다.’라고 해주셨습니다. 방을 나오는 제 발걸음이 볼품없게 느껴졌습니다.
4) 기사문 작성
기사문 작성을 할 때는 이른 기상(근래 아침 6시 정도에 잠들곤 했는데, 이 날은 한 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한 채 아침 6시 정도에 기상해야 했습니다.)과
감기의 영향으로 몹시 피곤한 상태였습니다.
또한 카메라테스트를 망쳐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조금은 내려놓고 긴장의 끈을 놓은 채 기사문을 작성했습니다.
(중간중간에 감기약 기운으로 조금 꾸벅꾸벅했습니다......)
글은 많이 써보았지만, 기사문 작성을 해본 것은 이번 면접 준비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부족해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시험 시간이 끝날 때까지 수정해 가며 기사문을 작성했습니다.
4. 2차 면접(최종 면접)
1차 면접 중 카메라 테스트를 망치고 우울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던 중, 뜻밖의 합격 소식을 들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동시에 급격히 간절해졌습니다. 항상 변명 거리를 내세우며 합리화란 방패를 만들었던 제 자신을 반성했습니다.
건강도, 집안 사정도 제가 정말로 간절하고 준비되어 있다면 극복할 수 있는 요소들입니다. 이번에는 후회와 변명 거리를 남기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깊이 있게 준비했습니다. 사실 평소에 저는 막상 현장에 들어가면 어떤 상황에서도 상황에 맞게 잘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는 자신이 아니라 오만이었다는 걸 1차 면접 이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남들과 비슷하게만 준비해도 남들보다 잘할 수 있다는 혐오스러운 허영심을 버렸습니다.
최대한 깊이, 자세히 파고들었습니다. CJ헬로비전에서의 제 모습을 구체화했습니다.
최종 면접임에도 생각보다 많은 지원자들이 남아 있었습니다.(15명~20명 정도 남아 있던 것 같습니다.)
4인 1조로 조를 이뤄 정해진 장소로 들어갔습니다. 면접관 세 분이 계셨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중 한 분은 CJ헬로비전 대표님이셨습니다.
면접관 분들과 눈을 마주치는 걸 의식하면서 면접에 임했습니다. 제 모습을 그대로, 최대한 많이 보여줄 수 있다면 성공이란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역시 편한 분위기였기 때문에 떨리지는 않았습니다.
면접관께서 주문하신 스포츠 중계도 개인기를 접목시켜 나름 재치 있게 해냈습니다.
대체로 1차 직무 면접 때와 비슷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렇게 최종 면접이 끝나고, 간단한 직무 성향 검사를 마지막으로 모든 시험이 끝났습니다.
합격할 거란 자신은 없었지만, 목표했던 대로 미련이나 후회는 없었습니다.
5. 최종 합격
면접 종료 후 최종 발표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말 이만큼 간절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마침내 CJ 채용 홈페이지에서 ‘최종 합격’이란 문구를 읽었던 순간은, 지금까지는 제 인생에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입니다.
준비를 하면서 찾아간 제 자신의 모습이 진솔하게 드러났던 걸 좋게 봐주셨던 것 같습니다. 인사 담당자 분들에 대한 감사함과 CJ에 대한 애사심이 절로 용솟음쳤습니다.
아나레슨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나레슨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가치는 기본입니다.
기본을 가르치는 데 있어서는 아나레슨이 그 어떤 학원보다 뛰어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 기본이 있었기에, 카메라 테스트 때 목감기에 걸린 상태에서도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의 소중함을 간직한 채 앞으로도 성장하고 싶습니다. 모두들 힘내셔서, 취업난을 뚫고 좋은 결과를 얻으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